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지지하면서도, 현재 혼재된 경제 지표들로 인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용 시장의 둔화 조짐과 여전히 견조한 경제 성장률, 그리고 목표치를 상회하는 인플레이션 간의 불균형을 언급하며, 연준은 데이터에 기반한 유연한 정책 결정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현재 미국 경제를 둘러싼 상충되는 신호들을 경계하며,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열어두되 조심스러운 행보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월러 이사는 10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엇갈리는 경제 지표 속 신중론
월러 이사는 현재 미국 경제가 여러 측면에서 엇갈리는 신호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미국 고용 시장은 일자리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며 전반적인 경기 둔화를 예고하는 듯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 성장률이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또한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불균형 해소를 위해 "고용 시장이 반등하여 경제 성장에 맞춰지거나,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어 고용 시장에 맞춰지거나, 둘 중 하나의 움직임이 나타나야 한다"며, "이러한 변화의 방향은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금리 인하 지지, 그러나 속도 조절론
월러 이사는 금리 인하 기조 자체는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는 앞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02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가 인하되었으며, 당시 점도표는 올해 남은 기간까지 금리가 두 차례 추가 인하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해 대체로 만족감을 표하면서도, 연준이 이보다 더 빠르게 금리를 인하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는 스티븐 마이런 이사가 9월 FOMC 회의에서 50bp(0.50%p)의 '빅컷'과 함께 연말까지 총 1.25%p 추가 인하를 주장한 것과는 차별화되는 시각입니다. 월러 이사는 "데이터에 맞춰 언제든지 조정할 수 있다"는 유연성을 강조하며, "당장 내일 75bp 낮추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급격한 금리 인하가 야기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월러 이사의 발언은 연준이 점진적인 금리 인하를 선호함을 시사합니다. 다만, 고용 시장과 경제 성장률, 인플레이션 간의 불일치가 지속될 경우 정책 결정 과정에서 상당한 불확실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예상치 못한 경제 충격 발생 시 연준의 대응 능력과 신뢰도에 대한 시험대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 경제 진단: 일자리 감소와 일시적 인플레이션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한 월러 이사의 진단 역시 신중한 입장을 반영했습니다. 그는 지난 몇 달간 고용 시장에서 일자리가 사라지는 추세를 분석했으며, 이는 경기 둔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습니다. 이는 관세 부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서의 역할
한편, 월러 이사는 최근 차기 연준 의장 후보자 5명 중 한 명으로 거론되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인터뷰를 진행한 사실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 인터뷰에 대해 "훌륭한 인터뷰였다"고 평가하며, "연준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하면서 나의 의견을 밝혔으며, 정치적인 부분은 배제된 진지한 경제 토론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그가 연준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중시하며 정책 결정에 임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