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이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 착수를 밝히자, 퀄컴의 주가가 개장 전 거래에서 1% 하락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퀄컴의 이스라엘 자동차 반도체 회사 오토톡스 인수와 관련이 있으며,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중국 규제 당국의 압박이 강화되는 양상입니다.
미국 반도체 대기업 퀄컴(Qualcomm)이 중국 당국의 반독점법 위반 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주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10일(현지시간)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퀄컴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1%가량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퀄컴의 최근 인수 합병과 관련되어 있으며,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규제 당국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중국, 퀄컴의 오토톡스 인수 건으로 반독점 조사 착수
중국의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퀄컴이 자동차 반도체 설계 회사인 오토톡스(AutoTalks)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반독점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SAMR은 퀄컴이 해당 인수를 통해 시장 경쟁을 제한하거나 남용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퀄컴은 2년여간의 절차를 거쳐 지난 6월 이스라엘 기반의 자동차 전문 반도체 팹리스(Fabless) 기업인 오토톡스의 인수를 공식적으로 완료한 바 있습니다. 오토톡스는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카 솔루션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으로, 이번 인수는 퀄컴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되었습니다.
퀄컴, 중국 시장에서의 중요성
퀄컴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샤오미(Xiaomi)를 비롯한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핵심 반도체를 공급하며 탄탄한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 규제 당국의 조사는 퀄컴의 중국 내 사업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입니다. 특히 퀄컴이 이번 조사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그리고 이로 인해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 환경이 어떻게 변화할지가 업계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 중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
이번 퀄컴에 대한 조사는 오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기술 기업들을 겨냥하는 중국 규제 당국의 움직임과 맥을 같이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SAMR은 지난 9월에도 미국의 엔비디아(Nvidia)가 이스라엘 반도체 설계업체 멜라녹스(Mellanox)의 지분 인수와 관련하여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또한, 중국은 최근 자국 기업들이 중국 전용으로 설계된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칩을 구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은 중국이 자국의 첨단 기술 산업 보호 및 육성을 위해 외국 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희토류 수출 규제 강화 등 전방위적 압박
한편, 이번 주 중국은 첨단 산업의 핵심 원자재인 희토류(Rare Earths)에 대한 수출 제한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희토류는 자동차, 방위 산업, 그리고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기술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전략 자원입니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희토류 공급망에 대한 중국의 통제력은 글로벌 기술 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희토류 수출 규제 강화는 최근 미국과 동맹국들이 중국의 첨단 기술 접근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퀄컴 반독점 조사 착수와 희토류 수출 규제 강화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및 기술 산업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퀄컴은 중국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와 규제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할 것이며, 이는 다른 글로벌 기술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사례가 될 것입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될 경우,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공급망 재편 및 기술 블록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토톡스 인수와 퀄컴의 차량용 반도체 전략
퀄컴은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차량용 반도체, IoT(사물인터넷) 등 신규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 주력해왔습니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자율주행 기술 발전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퀄컴은 이러한 시장 변화에 발맞춰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오토톡스 인수는 퀄컴이 차량용 통신 칩 및 관련 솔루션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려는 전략의 중요한 축을 담당합니다. 하지만 이번 중국의 조사로 인해 이러한 성장 전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 퀄컴, 2023년 6월 오토톡스 인수 절차 완료
- 퀄컴, 중국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에 반도체 공급
- 중국, 9월 엔비디아 멜라녹스 인수 건 조사 시사
- 중국, 최근 자국 기업의 엔비디아 AI 칩 구매 금지
- 중국, 첨단 산업 핵심 자원인 희토류 수출 규제 강화
반독점 규제의 파장과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대응
퀄컴에 대한 중국의 반독점 조사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정 국가의 규제 리스크가 기업의 주가 및 사업 전략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다른 글로벌 기술 기업들 역시 중국 시장에서의 사업 운영에 있어 현지 규제 환경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공급망 다변화 및 지역별 생산 거점 확보 등 리스크 관리 전략을 강화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팹리스(Fabless)는 반도체 생산 시설(Fab)을 보유하지 않고(Less) 반도체 설계 및 개발에만 집중하는 회사를 의미합니다. 설계된 반도체는 파운드리(Foundry) 업체를 통해 위탁 생산됩니다. 퀄컴과 오토톡스 모두 팹리스 기업에 해당합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기업의 주가 하락으로 끝나지 않고, 첨단 기술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직면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규제 환경의 복잡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습니다. 퀄컴은 물론,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글로벌 기술 기업들은 앞으로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을 고려한 신중한 전략 수립이 요구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