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시장이 영국 재무장관의 재정 건전성 발언과 국제유가 급락,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 등으로 장기물 위주로 강세를 보이며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지는(불 플래트닝) 현상을 나타냈습니다. 국제유가 하락은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선물 시장은 연내 연준의 금리 인하 폭을 소폭 확대했습니다.
미국 국채시장이 29일(미국 동부시간) 영국 재무장관의 재정 건전성 강조 발언과 국제유가 급락,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장기물 국채를 중심으로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은 평평해지는 '불 플래트닝' 흐름을 보였으며, 국제유가 하락은 시장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선물 시장에서는 연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폭에 대한 기대감이 소폭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영국 재무부 장관 발언, 길트 금리 하락 견인 🇬🇧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가격은 장기물의 상대적 강세 속에서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6330%로 전 거래일 대비 1.40bp 하락했으며, 10년물 국채금리는 4.1410%로 4.50bp 내렸습니다. 특히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7040%로 6.00bp 하락하며 장기물 금리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습니다. 이는 유럽 거래 시간부터 관찰된 추세로, 뉴욕 장 개장 이후 잠시 반등 시도가 있었으나 이내 다시 하락세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영국 재무장관의 재정 건전성 강조 발언이었습니다.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집권 노동당 연례 콘퍼런스에서 정부가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음을 시사하며, 공공 재정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리브스 장관은 지출 확대 요구에 대해 "틀렸고, 위험할 정도로 그렇다"고 비판하며 "어떤 시험이 닥치든 영국 국민이 준 신뢰에 따라 어떤 위험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BBC와의 인터뷰에서는 소득세나 부가가치세 인상 약속은 유효하지만, 11월 가을 예산안에 일부 증세가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영국 국채(길트) 수익률은 리브스 장관의 발언에 모든 구간에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재정 이슈에 민감한 길트 30년물 수익률은 5.5091%로 전 거래일 대비 5.62bp 낮아지며 재정 정책의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반영했습니다.
국제유가 급락과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 📉
한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연합체)의 추가 증산 가능성 관측에 장중 4% 이상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유가 하락은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채권 시장에 반영되는 10년 기대 인플레이션(BEI) 또한 한때 2.35% 중반대로 낮아졌습니다. 이는 이달 중순 이후 최저치로, 시장 참여자들의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었음을 시사합니다.
-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장중 낙폭: 4% 이상
- 10년 기대 인플레이션(BEI) 최저치: 2.35% 중반
국제유가 하락세는 미국 국채 시장의 장기물 금리 하락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시장에서,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헤지(hedge) 수요를 감소시키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셧다운 우려와 월말 효과, 금리 인하 기대감 확대 🇺🇸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 또한 국채 강세에 일조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미 노동부는 셧다운 발생 시 노동부 산하 통계기관이 경제지표 발표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9월 고용보고서와 주간 실업수당 청구 보고서 등 중요한 경제 지표 발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셧다운 우려와 더불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월말을 맞아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국채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격차는 50.80bp로 축소되며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지는(불 플래트닝) 현상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었습니다.
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내 금리 인하 폭은 41bp 수준으로, 전 거래일 대비 소폭 확대되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은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89.3%로 높여 반영했습니다. 동결 가능성은 10.7%로 하락했습니다. 이는 시장이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의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두 차례 인하 가능성도 60% 초중반대로 높게 점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미국 8월 잠정주택판매 호조, 경제 지표 혼조세
한편, 오전 장중 발표된 미국의 8월 잠정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4.0%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0.3%)를 크게 상회하는 호조를 보였습니다. 이는 주택 시장이 비교적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9월 민간 고용은 전달 5만 4천명에서 5만명으로 소폭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향후 발표될 주요 경제 지표들을 통해 미국 경제의 전반적인 방향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