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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정책

기술특례상장의 명암: 코스닥 바이오 대어의 탄생과 진입 문턱 논란

천경선 기자 (latte1971@gmail.com)


기술특례상장의 명암: 코스닥 바이오 대어의 탄생과 진입 문턱 논란

천경선 기자 (latte1971@gmail.com)




최초 작성일 : 2025-09-24 | 수정일 : 2025-09-24 | 조회수 : 1009


기술특례상장의 명암: 코스닥 바이오 대어의 탄생과 진입 문턱 논란
핵심 요약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코스닥 시장의 주도권을 바이오 기업으로 재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나, '파두 사태' 이후 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기업들의 진입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진입은 쉽게, 퇴출은 빠르게'라는 나스닥식 모델 도입을 통해 혁신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부실기업은 신속히 퇴출하는 방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때 코스닥 시장을 주름잡았던 이차전지주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바이오 기업들이 그 바통을 이어받으며 시장 지형을 새롭게 그리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자리 잡고 있으며, 적자 상태에서도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이 연이어 성공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두 사태' 이후 강화된 심사 기준은 잠재력 있는 혁신 기업들의 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기술특례 상장, 코스닥 시장의 새 지형도를 그리다 🚀

최근 한국거래소의 발표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업 중 무려 8곳이 기술특례상장(유니콘 특례 포함)을 통해 시장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기업은 상장 당시 뚜렷한 매출이나 이익을 기록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유한 기술의 잠재력을 인정받아 자본시장에서 성장의 밑거름이 될 자금을 성공적으로 조달했습니다.

바이오 대어들의 부상, 시장을 바꾸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2014년 기술특례로 상장한 알테오젠이 꼽힙니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용 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으며, 최근 글로벌 제약사 머크(MSD)와의 기술수출 계약이 순항하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SC 제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상장 당시 1천억원대 초반이었던 시가총액은 현재 25조원을 훌쩍 넘어서며 코스닥 시총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시가총액 상위권에는 펩트론(3위), 에이비엘바이오(8위), 리가켐바이오(9위), 보로노이(16위), 디앤디파마텍(26위), 올릭스(29위) 등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세 차례의 도전 끝에 상장한 디앤디파마텍 역시 기술특례 제도의 수혜를 입었습니다. 이 회사의 파트너사인 미국 비만·대사질환 신약 개발사 멧세라가 글로벌 빅파마 화이자의 인수합병(M&A) 유력 후보로 떠오르면서, 동반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코스닥 시총 상위 30개 기업 중 기술특례상장 기업 현황 (24일 한국거래소 기준)
  • 총 30개 기업 중 8곳이 기술특례상장(유니콘 특례 포함)
  • 주요 기술특례 상장 기업 (시총 순): 알테오젠(1위), 펩트론(3위), 에이비엘바이오(8위), 리가켐바이오(9위), 보로노이(16위), 디앤디파마텍(26위), 올릭스(29위)

'파두 사태' 이후 강화된 심사, 혁신 기업의 발목 잡나

하지만 이러한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혁신 기업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그 역할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해 상장 직후 예상 실적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뻥튀기 상장' 논란을 일으킨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 사태였습니다. 이 사건은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으며, 이후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기술특례 심사에서 기술성 자체보다 매출이나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계약 등 가시적인 '사업성'을 더욱 깐깐하게 평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술성을 위주로 평가했다면, 파두 사태 이후로는 '언제 사업화해서 이익이 나겠느냐'는 식의 사업성 검증이 대폭 강화됐다"며 "이 때문에 기술력 있는 바이오텍들이 상장 문턱에서 좌절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기술평가 등급을 확보하고도 거래소 심사 단계에서 탈락하거나 스스로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관련 시장이 위축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이는 기술력 있는 기업들이 자본 조달의 기회를 놓치고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진입은 쉽게, 퇴출은 빠르게'...새로운 패러다임 요구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시장에서는 기존의 심사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잠재력 있는 기업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보다는, 일단 시장에 들어올 기회를 넓혀주고 시장의 평가에 따라 부실 기업을 신속하게 퇴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미국 나스닥 시장의 운영 모델과 유사한 접근 방식입니다.

이러한 주장은 금융당국의 최근 정책 방향과도 궤를 같이합니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상장 적격성 심사 제도 개편안을 발표하며 부실 기업 퇴출 속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장폐지된 기업은 이미 60곳을 넘어섰으며, 코스닥 상장 유지에 필요한 시가총액 및 매출액 기준도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되는 등 '퇴출 시스템' 강화 추세가 뚜렷합니다.

⚠️ 향후 전망 및 리스크
'진입은 쉽게, 퇴출은 빠르게'라는 시장 모델은 혁신 기업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지만, 부실 기업의 난립으로 인한 시장 불신 심화 및 투자자 손실 확대로 이어질 위험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엄격한 상장 폐지 기준과 더불어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 정보 제공 및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최근 정부의 기조 변화에 따라 경색되었던 기술특례상장 심사 분위기도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RNA 치료제 개발 기업 알지노믹스는 최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 두 달 만에 통과하며 올해 코스닥 신규상장 기업 중 가장 빠른 속도를 기록했습니다.

다른 VC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나스닥 시장처럼 상장은 비교적 쉽지만 성과를 못 내는 기업은 빠르게 퇴출되는 구조가 선순환을 만든다"며 "거래소가 모든 옥석을 가리려 하기보다 진입 허들을 낮추고, 투자자들이 기업 정보를 바탕으로 직접 판단하고 책임지는 시장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코스닥 시장이 혁신 기업을 위한 진정한 성장 사다리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기업의 잠재력과 시장의 평가가 균형을 이루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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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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