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걸프 해역에서의 유조선 피격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2.72% 상승하며 배럴당 90달러선을 회복했다.
5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12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40달러 오른 배럴당 90.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월물 역시 3.67달러(3.88%) 급등한 배럴당 98.29달러를 기록하며 하루 전의 급락세를 만회했다.
중동 지정학적 불안과 유조선 피격 우려로 국제 유가 상승. WTI 2.72%↑ 배럴당 90.52달러, 브렌트유 3.88%↑ 배럴당 98.29달러 기록. 미국 중간선거 이후 외교 정책 변화 가능성 및 공급 과잉 우려 등 복합적 요인 작용.
이날 WTI는 아시아 거래 시간대에 배럴당 86.91달러까지 하락하며 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저가 매수세 유입과 함께 유조선 피격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 장중 상승 반전했다. 장중 한때 배럴당 90.88달러까지 치솟았으며, 결국 90달러 선 위에서 장을 마감했다.
최근 영국 해상무역경보(UKMTO)에 따르면 지난 2일 이후 걸프 해역에서 최소 5척의 선박이 피격 등 위험 사건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 역시 호르무즈 해협 미승인 항로를 이용하려던 유조선 2척과 예인선 1척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또한 홍해 유류 수출 허브인 얀부 인근에 위험 경보를 발령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동 상황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가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UBS 조반니 스타우노보 원자재 분석가)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의 불안정한 상황이 유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원자재 분석가는 “중동 상황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가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으며, 리포우오일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우 사장은 “유조선 공격 보도가 원유 시장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미국 중간선거가 끝난 후 백악관의 외교 정책 변화 가능성도 정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선거를 마친 백악관이 외교 정책 권한에 집중하며 이란과의 갈등을 격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유라시아그룹은 갈등 격화 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10~125달러 범위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시 유가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상존한다. JP모건은 이번 달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이 소비량보다 140만bpd(일당 배럴) 더 많을 것으로 추산하며 현물 시장의 공급 과잉 가능성을 제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