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 분야의 권위자인 이와다테 야스오 일본 치바대학 명예교수가 “기억을 비울수록 뇌는 산다”는 혁신적인 메시지를 담은 신간을 출간했다. 이 책은 무조건적인 기억력 향상을 강조하던 기존의 통념을 뒤집으며, 망각이야말로 정보 과잉 시대에 뇌가 건강하게 생존하기 위한 핵심 전략임을 역설한다. 1957년 도쿄 출생인 이와다테 교수는 치바대학 뇌신경외과학 교수로 28년간 재직하며 뇌 과학 분야에 깊은 족적을 남겼으며, 현재 히가시치바 메디컬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기억력이 좋을수록 똑똑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삶의 여러 국면에서 기억력을 중요시해 왔다. 하지만 인공지능(AI)과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서 검색 한 번이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기기는 우리 뇌의 ‘제2의 기억 창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이와다테 교수는 오히려 ‘망각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망각을 단순히 뇌 기능의 저하나 노화의 실패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뇌가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정보 정리 전략’으로 규정한다.
핵심 요약
이와다테 야스오 교수는 저서 ‘기억을 비울수록 뇌가 산다’를 통해 망각이 뇌의 건강한 생존 전략임을 주장한다. 불필요한 기억을 의도적으로 지우는 과정이 뇌의 사고 및 창의력 공간을 확보하고, 정보 과잉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기존의 기억력 중심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망각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해야 함을 시사한다.
이와다테 교수는 뇌가 불필요한 정보, 감정적으로 약한 기억, 오래된 사건들을 스스로 지워나가면서 사고와 창의력을 위한 ‘뇌의 다락방’을 확보한다고 설명한다. 즉, 기억을 비워냄으로써 뇌는 더욱 건강해지고 수명이 길어지며, 망각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셜록 홈스가 “더 중요한 생각으로 뇌를 채우기 위해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통찰이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고요? 그런 건 기억하고 싶지 않습니다. 내 뇌의 다락방은 더 중요한 생각으로 채워야 하거든요.” (셜록 홈스)
이 책은 신경 세포와 단백질 등 과학적인 메커니즘을 통해 망각 과정을 설명하는 동시에, ‘옛 친구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거나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잊어버리는’ 등 일상적인 경험을 통해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이러한 망각의 순간들이 뇌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임을 제시하며, 독자들이 자신을 다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단순한 뇌 과학 해설서를 넘어, 정보 과잉 디지털 시대에 살아가는 현대인을 위한 ‘생존 전략서’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이와다테 교수는 “모든 것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것이 정말 더 나은 삶일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중요하지 않은 사실은 잊어야만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시사하며, 우리의 뇌가 ‘기억해야 살아가던 세상’에서 ‘비운 여력으로 방향을 잡고 살아가는 시대’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한다. 이 책은 과거의 통념을 깨는 통쾌함과 함께 ‘자꾸 무언가를 까먹는 나’를 포용하는 따뜻한 시각을 제공하며, 정보화 시대의 뇌 활용법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