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에 따르면 12일 국고채 금리가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수세에 힘입어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국고채 3년물 최종호가 수익률은 전 거래일 대비 6.2bp 하락한 3.921%를 기록했으며, 10년물은 8.9bp 급락한 4.306%로 마감했다. 30년물 역시 6.0bp 하락한 4.388%를 기록하며 시장 전반의 강세 흐름을 이끌었다.
이번 국고채 금리의 급락세는 국내 채권시장의 휴장 기간 동안 해외 시장에서 나타난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휴장 기간 중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장기 금리 상승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특히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bp 이상 하락하며 5.2420%를 기록했다. 또한 30년물 금리도 8bp 가까이 하락한 5.5980%를 나타내면서, 일부에서는 미국 국채 금리가 고점을 형성했을 가능성에 대한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리 선제적으로 움직임으로써 시장에 가이던스를 주면서 사후에 더 큰 변화를 막을 수 있는 효과도 있다. 당시에는 가래로 막을 걸 호미로 막는다는 표현을 썼다” (신현송 총재)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이날 시장 흐름을 주도했다. 3년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3만4천789계약을 순매수하며 역대 두 번째 규모의 매수세를 기록했고, 10년 국채선물 시장에서도 1만2천126계약을 순매수하며 강세 흐름을 견인했다. 이는 미 국채 금리 급등세가 다소 진정되었다는 인식 하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국고채를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가 4%대 급락세를 보이며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는 인공지능(AI) 기술 거품에 대한 의구심과 오픈AI의 실적 부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술주 전반의 변동성이 커진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기술주의 약세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하며 채권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일부 촉진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이날의 급격한 금리 하락에 대해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주식시장이 다시 강하게 반등하지 않는 한 현재의 채권 강세 분위기는 지속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최근 주요 대외 금리 대비 국내 금리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측면이 있어 금리 하락 속도는 조절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딜러는 “한국은행의 10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최종 금리 레벨에 대한 기대치가 재조정되는 과정으로 보인다”며 “국고 3년 기준 4% 수준의 강한 저항선을 뚫고 3.9% 초반으로 금리가 하락했지만, 익일에도 이 수준에서 횡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