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가 연일 하락하며 역대급 엔저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이 엔화를 활용한 미국 초장기 국채 투자 전략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가 고점에 도달했고 엔화는 바닥권이라는 판단 아래, 채권 가격 상승과 환차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움직임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 이상 엔화 헤지 ETF(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에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자금이 약 47억 7천만원 유입되며 일본 종목 중 세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해당 ETF가 엔화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면서 달러-엔 환율 변동 위험을 헤지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미국채 가격 상승 시 채권 수익과 엔화 강세 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결국 엔화와 채권에서 두 번 수익을 내겠다는 심리다. 지금 들어오는 자금은 향후 엔화 가치가 오르고 미국 국채 금리는 내려가는 두 가지 상황을 동시에 기대하는 것이다.” (증권사 연구원)

이러한 투자 전략은 지난해에도 등장했으나, 당시에는 기대했던 수익을 거두지 못해 ‘쓴맛’을 보기도 했다. 2024년 1분기 국내 투자자들은 비슷한 기대감으로 해당 ETF에 약 2억 8천만 달러를 순매수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예상보다 약한 엔화 반등으로 인해 채권 가격 상승과 환차익을 동시에 얻는 데 실패했다. 미국채 20년물 금리는 연 4%대에서 큰 변동 없이 등락했고,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종료에도 엔화는 약세를 이어갔다.

현재 미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2002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으며, 20년물 금리 역시 지난달 대비 상당폭 상승했다. 엔화 가치 역시 달러 대비 약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에게는 다시 한번 매력적인 투자 기회로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두 가지 수익을 동시에 기대하는 전략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채권 금리가 예상대로 하락하지 않거나, 엔화 가치가 반등하지 못할 경우 손실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환헤지 비용 또한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투자자들은 면밀한 시장 분석과 함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