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개봉한 세실 B. 드밀 감독의 대작 ‘십계’는 단순한 성서의 각색을 넘어, 자유와 억압, 그리고 인간의 보편적인 투쟁을 그린 시대를 초월하는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 신왕국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컴퓨터 그래픽이 없던 시절, 당대 최고의 기술력과 수만 명의 엑스트라, 거대한 실물 세트장을 동원하여 압도적인 스펙터클을 선사했습니다.
영화는 이집트 왕자로 자랐지만 히브리인으로서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모세(찰턴 헤스턴 분)가 억압받는 동족을 구원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지도자의 길을 걷는 여정을 그립니다. 모세와는 형제처럼 자랐으나 파라오의 자리에 올라 숙명적인 대결을 펼치는 람세스 2세(율 브린너 분), 그리고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집트 공주 네페르타리(앤 백스터 분)의 이야기가 얽히고설키며 극의 긴장감을 더합니다.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성서의 서사를 따르지만, 본질적으로는 폭정과 억압에 맞서 자유를 쟁취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투쟁을 담고 있습니다.”
파라오의 학살 명령을 피해 갈대 상자에 담겨 이집트 공주에게 발견되어 왕자로 성장한 모세는 자신의 진실을 알게 된 후 광야로 추방됩니다. 미디안 광야에서 양치기로 살아가던 그는 시나이 산에서 신의 부름을 받고 이집트로 돌아가 람세스에게 히브리인들의 해방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거절당하자 이집트 전역에 열 가지 재앙이 닥치고, 마침내 히브리인들을 이끌고 탈출하던 모세는 홍해 앞에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습니다.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기원전 13세기경 고대 이집트 신왕국 시대의 제19왕조, 즉 세티 1세와 람세스 2세의 통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성서의 출애굽기(Exodus)를 충실히 영상화한 것으로, 당시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1950년대 냉전 시대에 제작된 점을 고려할 때, 모세의 여정은 독재에 저항하는 민주주의와 자유 의지의 상징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수만 명의 엑스트라와 거대한 실물 세트, 그리고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의 당대 최고 아날로그 특수효과는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시각적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십계’는 단순한 종교 영화를 넘어, 인간의 자유를 향한 끊임없는 열망과 역사의 흐름을 거대한 스케일로 담아낸 불멸의 고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